Michael Wesely 마이클 웨슬리 - Stilleben (Still Life )

전시기간 : 2007년 8월 1일 ~ 8월 31일



2004년 새로운 모습으로 전세계 미술 애호가들과 대중 앞에 선 뉴욕의 모마 미술관 Museum of Modern Art 은 3년 동안의 레노베이션 과정을 기록한 사진전과 함께 재개관하였습니다. 그 3년간의 공사 기간 전 과정을 독일 사진 작가 마이클 웨슬리 Michael Wesely 가 한 폭의 사진 속에 응축 시켜 담아내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 의 장시간 노출 작업을 진행한 마이클 웨슬리는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꽃을 소재로 한 노출 작업을 네덜란드의 헤이그 시립미술관 Gemeente museum, Den Haag 에서 개최하였 고 뒤이어 오는 8월 더 컬럼스에서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빛이 부족한 공간에서 셔터를 장시간 열어 놓아 피사체의 움직임을 마치 연기처럼 만져지지 않는 신비스러운 이미지로 표현하는 기법으로 만들어낸 이번 프로젝트는 꽃의 일생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긴장감 넘치는 오롯한 봉오리에서부터 위풍당당한 만개( 滿開 ), 그리고 처연하지만 업( 業)을 다한 엄숙함이 시간의 겹을 이루며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처음과 끝, 번성과 쇠락, 환희와 비애, 희망과 절망.. 웨슬리가 카메라라는 눈을 통해 오랜 시간 지켜본 꽃의 일생은 하나의 공간 속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부침( 浮沈 )을 보이는 것이 마치 우리의 인생과도 같아 보입니다.

웨슬리의 작품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케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여주되, 사진 기술을 이용하여 현재가 과거가 되고 미래가 현재가 되는 시간의 움직임을 시적인 아름다움으로 표현하고 있기에 사진의 사실적 재현이 나타내는 상징적 의미와 사회적 기능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다시 말해, 사진의 예술로서의 기능과 매스 미디어로서의 기능을 절묘하게 혼합하여 각 분야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17세기 네덜란드 정물화나 같은 시기의 스페인 보데곤 bodegon 그림에서 보이는 극사실주의적 꽃들과 과일, 새 등의 모습이 너무나도 사실적이라 오히려 선뜻 마음을 주지 못하고 눈을 비비며 다시 보고 또 보며 서서히 이면에 깔린 의미를 깨닫는 것처럼 작가는 “사실의 극대화 ”라 는 기법으로 꽃의 상징적 의미를 고찰하되 동시에 전혀 다른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관객이 사물을 바라보는데 있어 매스미디어적 관점과 예술적 시각이라는 두 가지 접근법을 가지고 보다 확대된 시야로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더 컬럼스 갤러리 대표 장동조